"접종 의무화 강행 때 회사 운영 차질 우려"
고용주들이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 때문에 직원을 잃는 것을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치 전문 매체 ‘더 힐(The Hill)’은 18일 인적자원관리협회(SHRM) 조사 결과를 인용, “고용주 10명 중 9명이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으로 인해 비접종자 직원을 잃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직원수 100인 이상 사업체에 대한 접종 의무화 시행을 예고〈본지 10월15일자 A-1면〉한 가운데, 이번 조사는 100명 이상 직원을 둔 고용주들(12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SHRM은 의무화 정책이 시행되면 ▶고용주의 90% 이상이 비접종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 것으로 예상 ▶극도로 경직된 노동 시장에서 직원을 잃는 것을 우려 ▶비접종자 직원을 100명 미만의 경쟁사 등에 빼앗길 가능성 ▶업무 공백 시 회사 운영에 차질 예상 ▶고용주의 60% 이상이 비접종 직원 대한 코로나 검사 비용 지급에 따른 부담 가중 등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HRM 조니 테일러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수많은 고용주가 의무화 정책의 구체적인 지침을 기다리는 동안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두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백신 접종 강제 정책을 철회 또는 일부 변경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19일 비접종 직원에 대한 무급 휴가 방침을 철회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 승무원 노조 역시 이날 “항공사가 요구한 기한까지 접종을 하지 않은 직원이라 해도 해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 햄버거 체인 ‘인앤아웃(In-N-Out)’ 역시 접종 강제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시 보건 당국은 급기야 지난 14일 피셔맨와프 지역 인앤아웃 지점이 고객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폐쇄 명령을 내렸다. 인앤아웃측은 성명에서 “우리는 정부의 백신 경찰이 되는 것을 거부하겠다. 보건 당국의 요구 사항은 비합리적”이라며 “우리는 민간기업이다. 차별을 강요하는 정부 방침에 동의할 수 없다. 이는 명백한 정부의 횡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더힐은 “기업들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시행 방침이나 규정 등에 대해 연방노동부가 기업과 심도있는 논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미국상공회의소는 지난 9월 접종 의무화가 야기할 수 있는 애매한 문제들에 대해 노동부 측에 50개가 넘는 질문 목록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편, 연방노동부 산하 직업안정청(OSHA)은 민간 부문 접종 의무화와 관련한 시행규정안을 이미 백악관에 제출한 상태다. 특히 이번 정책은 긴급 절차에 따라 공청회, 유예기간 등을 두지 않고도 시행할 수 있다. 대통령 직속의 예산관리국(OMB)이 검토를 끝내면 곧바로 시행이 가능해진다. 장열 기자